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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사를 위한 실전 가이드! 설계·인허가·시공까지 전 과정 이해하기

by Hamzeeeeeee 2025. 4. 6.

1. 건축 설계의 시작은 ‘법’이다

건축 설계는 흔히 예술과 과학의 결합이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이 둘이 아무리 조화를 이루더라도, 법령과 제도의 테두리를 벗어나면 현실에서 실현될 수 없습니다. 현실의 건축은 ‘창의성’보다 ‘합법성’에서 출발합니다. 아무리 아름답고 혁신적인 아이디어라도, 법에 맞지 않으면 단지 이상일 뿐입니다. 설계는 꿈을 현실로 옮기는 작업이고, 그 현실을 지탱하는 뼈대가 바로 ‘법’입니다.

따라서 설계를 시작하기 전에 건축사는 다음과 같은 법적 조건들을 반드시 검토해야 합니다.

  • 일조권 제한 (관련규정-「건축법」 제61조 (건축물의 높이 제한 등), 「건축법 시행령」 제86조 (일조 등의 확보를 위한 건축물의 높이 제한) : 주거지역에서는 건물이 주변 주택의 햇빛을 가리는 것을 법으로 제한합니다. 이는 도시 전체의 주거 환경을 보호하기 위한 기본 원칙입니다.
  • 주차 기준 (「건축물의 부설주차장 설치기준 등에 관한 규칙」 (국토교통부령)  및 지방자치조례 참고): 건물의 용도와 연면적에 따라 주차 공간 확보 기준이 다릅니다. 이를 무시하면 건축 허가 자체가 불가능합니다.
  • 건폐율·용적률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 시행령」 별표 1 (용도지역별 건폐율·용적률 기준) ): 토지의 활용도를 제한하는 가장 기본적인 규제입니다. 지역마다 정해진 기준을 초과할 수 없습니다.
  • 층수 및 높이 제한 (건축법 시행령 제86조(일조 등의 확보를 위한 건축물의 높이 제한): 고도 제한, 조망권, 문화재 주변 보호 구역 등 다양한 이유로 건물의 높이는 제한받습니다.
  • 지구단위계획구역 여부: 해당 지역이 지구단위계획구역에 포함되어 있다면, 자체 가이드라인과 심의 절차를 따라야 합니다.
  • 장애인법 적용: 일정 규모 이상의 건축물은 장애인을 위한 편의시설 설치가 의무화됩니다. 이를 어기면 사용 승인을 받을 수 없습니다.
  • 소방법: 피난 동선, 방화구획, 대피 계단 등은 설계 초기에 반드시 반영되어야 합니다.
  • 다중이용업소법: 음식점, 병원, 학원 등 불특정 다수가 이용하는 시설은 별도의 안전 기준을 충족해야 합니다.

이처럼 건축 관련 법령은 단순한 ‘규제’가 아니라 설계의 출발점이자 뼈대입니다. 법을 무시한 설계는 허가를 받을 수 없고, 그로 인해 착공과 준공 역시 지연되거나 무산될 수 있습니다. 결국, 법적 기준 위에 세워진 설계만이 완공이라는 결실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2. 좋은 설계는 건축주와의 협업에서 나온다

많은 사람들은 건축가가 조용한 공간에서 스케치를 하며 창의력을 발휘하는 모습을 떠올립니다. 하지만 실제 건축 설계는 그보다 훨씬 복잡하고 사회적인 활동입니다. 건축주는 단순한 발주자가 아닙니다.

건축주는 예산을 결정하는 사람이며, 완공 후 그 공간에서 직접 살거나 일하는 사용자입니다. 또한 건축물의 디자인에 자신의 취향과 삶의 철학을 반영하고 싶어하는 존재입니다. 따라서 건축사는 이 세 가지 요소—예산, 사용자성, 미적 취향—을 모두 고려해야 합니다. 단 하나의 ‘정답’을 강요하기보다는, 다양한 ‘대안’을 제시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특히 3가지 설계안을 제시하는 것은 매우 유익한 방식입니다.

  • A안: 공간 활용과 동선 최적화에 초점을 둔 실용적인 대안입니다.
  • B안: 실험적인 외관과 독창적인 평면 구성 등 창의성이 돋보이는 안입니다.
  • C안: 예산과 법령 기준을 가장 안정적으로 충족하는 현실적 설계입니다.

이렇게 여러 안을 통해 건축주는 자신의 의견을 구체화하고, 건축사와의 신뢰 관계를 쌓게 됩니다. 선택 과정 자체가 소통이며, 그 과정에서 서로의 관점을 이해하고 조율하는 협업이 시작됩니다. 설계는 종이 위의 도면을 고르는 작업이 아니라, 사람과 사람이 함께 만들어가는 협상과 소통의 과정입니다.


3. 설계가 끝이 아니다: 인허가부터 시공까지

많은 이들이 ‘도면이 완성되면 설계가 끝난 것’으로 생각합니다. 하지만 진짜 설계는 그 이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됩니다. 행정 절차와 시공 대응이 바로 설계의 지속 과정입니다.

인허가 과정은 단순한 서류 작업이 아닙니다. 건축사는 구조, 전기, 기계, 설비, 소방 등 각 분야 전문가들과 협력해 허가 도서를 완성해야 합니다. 이후 인허가청과 수차례 보완 협의를 거쳐야 비로소 허가가 나옵니다. 이 절차가 늦어지면 전체 공정이 지연되기 때문에, 일정 관리와 정확한 서류 준비가 매우 중요합니다.

공사 중 대응력 역시 건축사의 역량을 평가하는 중요한 기준입니다. 설계대로만 시공이 이뤄지는 경우는 드뭅니다.

  • 자재 수급의 문제로 사양을 바꿔야 할 수도 있고
  • 현장 조건에 따라 구조나 동선을 조정해야 할 수도 있으며
  • 건축주의 현장 판단으로 갑작스런 변경 요청이 생기기도 합니다.

이러한 변수에 유연하고 빠르게 대응하지 못하면, 설계는 실현력을 잃고 프로젝트는 좌초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건축사는 끝까지 책임지는 자세로, 시공자와 건축주 사이의 가교 역할을 해야 합니다. 그 소통이 곧 설계를 지키는 힘입니다.


🧭 마무리 요약

건축 설계는 단순히 도면을 완성하는 기술이 아닙니다. 법을 이해하고, 사람과 협업하며, 창의적으로 해석하고, 끝까지 실행하는 힘이 모일 때 비로소 생명력 있는 건축이 탄생합니다.

“건축은 공간을 디자인하는 일이 아니라, 사람의 삶을 디자인하는 일이다.”

좋은 설계자는 좋은 삶을 설계합니다. 그리고 그것은 언제나 소통에서 시작됩니다.